최근 한국 SNS에서 버려진 신발로 만든 ‘슈즈 트리’ 사진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환경미술가 황지해 작가의 재능기부로 만든 ‘슈즈 트리’는 신발 3만 켤레로 이루어진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설치 미술 작품. 노후돼 철거 위기에 놓인 서울역 고가를 도심 속 정원으로 재생시킨 ‘서울로 7017’의 완성과 함께 도시재생의 의미를 일깨우고자 기획된 전시다. 폐기되는 신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예술품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up-cycling) 작품이다. 9일간 전시 운영에 드는 예산은 약 1억 원이다.
이 작품이 예술이냐 흉물이냐를 놓고 누리꾼 사이에서 설전이 뜨거웠다. ‘서울로 7017’을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신발 나무’ ‘서울역 신발’ ‘신발 트리’가 뜰 정도였다. 대체 어느 정도라서 그렇게 논란인가 싶어 직접 찾아가봤다.
보통 이런 작품은 실물과 사진이 다른 경우가 많다. 최대한 실제 느낌이 나도록 찍어봤다. 엄청나게 많은 신발의 폭포수가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우려하는 것처럼 냄새가 나지는 않았다. 전시 중에 비가 오면 어떻게 되려나 조금 걱정되기는 했다. 마침 이날 한 방송사 기자가 지나가던 외국인들에게 작품에 대한 감상을 묻고 있었다. “이상하지 않나요? 아니면 기묘한가요?Isn’t it weird? strange?”
작품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황 작가는 5월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 최초의 수제화 거리인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역사성을 되새기고 싶었다는 작가는 또한 “신발은 도심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가 무엇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신발은 누군가의 시간일 수 있고,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설치 미술을 개념예술 측면에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슈즈 트리는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개장일인 5월 20일에 정식으로 완성된 모습을 선보인다. 5월 20일부터 28일까지 전시됐다가 29일 전면 철거될 예정이다.